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1115]

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아 대회
1994. 10. 2 ~ 16 일본 히로시마

  30억 아시아인의 우정과 번영을 다짐하는 제12회 아시아경기대회가 94년 10월 2일부터 16일까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렸다.
  특히 이번 대회는 아시아에 수난을 안겨 줬던 일본의 피폭 도시 히로시마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화합과 평화를 기원하는 아시아인의 희망을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그러나 이 대회는 대회 후 중국 수영선수들이 대회 사상 최대의 약물 복용파문을 일으키며 금메달을 대거 박탈당하고 이로 인해 연속 3회 준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던 한국이 일본과 순위 바꿈을 하는 등 오점을 남겼다.
  전북체육은 히로시마 대회를 통해 한국체육의 산실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한국이 세계 스포츠무대에 강국으로 등장했던 84년 LA올림픽부터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까지 한국이 거둔 전체 금메달의 20∼30%를 획득했던 전북체육은 히로시마 대회에서도 한국 금메달의 20% 가까이 획득, 일본과의 치열한 준우승 싸움을 선도했다.
  히로시마 대회에 출전한 전북선수는 남 31명, 여 12명 등 43명으로 전체 한국선수단 5백85명의 8% 남짓했다. 특히 배드민턴, 레슬링 등 전통의 강세 종목은 물론 육상, 배구, 사이클 등이 아시아 정상에 올라 저변이 더욱 다양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20년이 넘도록 국내 정상을 고수하며 종전 아시아경기대회서 메달밭의 역할을 했던 복싱이 노메달의 수모를 당하고 노다지를 캐 낼 것으로 기대됐던 사격서 단 1개의 금메달도 획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메달별로 살펴보면 전북체육은 12명의 선수가 12개 세부종목서 금메달을 획득, 19명의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던 86아시아 경기대회 다음으로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한국이 초반 전략에 차질을 빚어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던 10월 6일 역도 56㎏급의 ‘작은 거인’전병관이 기대대로 금메달을 들며 전북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후 고비때마다 금메달을 보태 한국의 메달레이스에 기름을 부어줬다.
  특히 대회 중반에는 레슬링 그레꼬로만형 1백30㎏급의 양영진과 자유형 1백㎏급의 김태우, 태권도 플라이급의 진승태와 웰터급의 정광채 등 투기종목이 4개의 금메달을 획득, 일본을 처음으로 추월하는 원동력을 제공했다.
  이어 장윤희, 오윤경이 여자배구, 허영숙이 여자핸드볼에서 금메달을 추가했고 남자사이클 4km 단체추발에 출전한 지성환도 금낭보를 전했다.
  일본과 시시각각 순위 바꿈이 계속되던 대회종반에는 여자 배드민턴의 정소영, 장혜옥이 나란히 2관왕에 오르면서 3개의 금메달을 안겨줬다.
  이어 대회 마지막날인 10월 16일 남자 1천6백m계주에서 두 번째 주자로 나선 손주일이 선두로 나서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