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이 고향인 신준섭은
남원농고 2학년때야 복싱에 입문한 늦깎이.
졸업을 앞두고 원광대에 특기입학을 신청했으나 세계정상의 가능성이 희박한 중량급인데다 시합결과가
대부분 판정승으로 펀치가 약해 교수들이 반대, 자칫 재질을 꽃피우지 못하고 묻힐 뻔했으나 남원체육관 金在峰관장이 이리복싱의
조석인을 찾아가 가까스로 설득, 복싱인생을 꽃피울 수가 있었다.
조석인 문하에서 기량을 다듬어 83년 월드컵을 제패한 후 LA올림픽서 특기인 받아치기를 구사하며
연전연승, 릭더프(캐나다), 데레미아 오코루두두(나이지리아), 곤잘레스(푸에르토리코), 버질힐(미국)을 차례로 제압하고
한국복싱 사상 올림픽 처녀제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유인탁의 월계관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그는 준결승서 7대2로 제압한 터어키의 페브지세케트와의 경기도중 허리부상을 당하고도 결승서 엔드루
라인(미국)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붕대를 감지 않고 출전할 정도로 투혼을 발휘했다. 결승서 승리가 확정되자 절뚝거리며
환호하는 그를 전북레슬링의 대선배인 김영준이 무등을 태워 메트를 돌았고, 시상식에는 휠체어를 타고 참석, 시상식 장면을
지켜보던 온 국민을 감동시켰다.
전 국민의 환호와 열광속에 개최된 88서울올림픽.
전 도민의 열화같은 환영을 받으며 8월 27일 성화가 도청앞에 불타 오른후 마침내 우렁찬 팡파르와
함께 대회가 개최됐다.
전북체육은 홈에서 열린 88서울올림픽서 금 3, 은 3, 동 1을 획득, LA올림픽에 이어 또 한번 한국체육이 한자리수
성적을 거두는데 선봉에 섰다.
서울올림픽에 출전한 전북선수는 김광선·전진철·민세훈·이주형·조진생·양영자·최철권·손미나·임미경·이경모·이미영·박현숙·전병관·박지숙·유승훈·김종갑·황금숙·김영숙·신성자·이상기·김길순·최명진·김미숙·공정배·이정화·노수진·곽정훈·박철승
등 38명.
전북은 서울서 여자탁구 복식의 양영자, 복싱 플라이급 김광선, 여자핸드볼이 금, 역도의 전병관,
여자하키와 남자핸드볼이 은, 레슬링의 김태우가 동을 캐내며 전북인의 기백을 세계에 떨쳤다.
여자탁구 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양영자의 쾌거는 올림픽서나 볼 수 있는 인간승리였다. 양영자는
불굴의 의지로 간염을 극복하고 현정화와 환상의 복식조를 이뤄 금을 획득, 전북 낭자의 기상을 크게 떨쳤다.
김광선은 LA의 불운을 딛고 금맥광부가 되면서 전통의 군산복싱을 과시했다.
한국 구기사상 올림픽 첫 금을 캐낸 여자핸드볼서는 임미경·손미나·이미경·박현숙이 투혼을 펼쳤다.
92바로셀로나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스포츠인들의 시선은 한국이 과연 스포츠 강자로서의 변모를 지킬
수 있을지에 쏠렸다. 반쪽대회인 LA올림픽, 홈의 이점이 작용한 서울올림픽서 한국의 역량이 과연 진정한 저력인지를
심판받게 됐다.
전북은 이때에도 한국 체육의 맨 앞자리에서 자존심을 지키는 선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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